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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은단 멀티비타민 올인원 회수조치? 발칵 뒤집혀?

naengkeumus 2025. 4. 25.

자극적인 제목의 뉴스 기사는 언제나 눈에 잘 띈다. 오늘도 그런 기사가 하나 눈에 띈다. 판매1위, 유명 연예인, 식약처, 회수조치. 이 정도 타이틀이면 눌러보는 것이 인지상정.

그럼 오늘은 고려은단 헬스케어 멀티비타민 올인원 식약처 회수 관련 뉴스 기사 내용들을 쪼개보자.

유명 연예인 믿고 샀는데 기준치 초과? 불안 확산?

우선 기사 제목들을 살펴보면 이렇다.

"유명 연예인OOO" 믿고 샀는데 고려은단 발칵 뒤집혀"

"찝찝해서 못 먹겠다. 고려은단 판매중단에도 불안 확산"

"고려은단 요오드 초과 검출 비타민, 온라인서 2553통이나 팔려"

언론사별로 정도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저마다 자극적인 기사 제목들로 사람들의 클릭을 유도하고 있다.

기사 내용 역시 자극적인 것들이 많다.

요오드 기준치 초과 검출, 식약처 즉시 회수 명령, 과잉 섭취 시 갑상선 기능 이상, 입·목·복부의 통증을 비롯해 발열·구토 증상을 유발 등등이다.

심각한데? 먹는거 가지고 장난치면 안되는데, 고려은단 안되겠네?

근데 과연 그럴까?

기준치 초과한 요오드 검출? 무슨 기준치?

기준치 초과라고 하면 일단 이미 많이 위험해 보인다. 하지만 무슨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건지 잘 들여다봐야한다.

고려은단 헬스케어(주)가 생산해 유통하는 멀티비타민 올인원 제품에는 요오드 함량이 60μg(마이크로그램)으로 표시되어 있다.

하지만, 2025년 2월 11일 생산한 제품 2553개(소비기한 2027년 2월 10일)에서 표시된 함량보다 많은 129.6㎍이 검출되었고, 이는 식약처의 표시기준 허용범위인 표시량의 80%~150% 범위를 초과해 회수 조치가 내려졌다.

https://www.foodsafetykorea.go.kr/portal/fooddanger/suspension.do?menu_no=2713&menu_grp=MENU_NEW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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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요오드가 제품에 표시된 60μg에 대한 80%~150% 범위인 48μg~90μg 사이에서 검출되어야 하는데 이를 벗어나 제품에 표시량과 차이가 있어 판매중지 및 회수 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요오드 권장섭취량 150μg, 이 이상 먹지 말라는 의미일까?

어떤 기사에서는 "성인 하루 요오드 권장 섭취량은 150㎍이다.  요오드는 필수 미네랄이다. 하지만 과잉 섭취 시 갑상선 기능 이상, 입·목·복부의 통증을 비롯해 발열·구토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각각의 문장은 하나하나 놓고보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세 문장이 붙어있으니 요오드의 허용 섭취량이 150㎍ 인 것으로 읽힐 수도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몰라서 그런건지 의도된것인지는 알길은 없다.

아무튼 그럼 "성인 하루 요오드 권장 섭취량 150㎍"은 이 이상을 먹지 말라는 의미일까?

우선 보건복지부와 한국영양학회에서 배포하는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을 보면 요오드 일일 권장 섭취량은 성인 기준 150μg 이다.

https://www.mohw.go.kr/board.es?mid=a10411010100&bid=0019&tag=&act=view&list_no=362385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배포 < 전체 < 연구/조사/발간자료 < 정보 : 보건복지부 대표홈페이지

모든 국민의 건강,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입니다.

www.mohw.go.kr

성인 기준 하루 95μg 의 요오드가 필요하고 "권장"섭취량은 150μg이다. 

언어능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권장"이라는 단어는 최소한 이 정도는 섭취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허용 섭취량이 아니고 권장 섭취량이다. 그리고 옆에 상한 섭취량도 있지 않은가?

한 기사를 보면 우리가 먹는 미역국 한그릇에는 이미 대략 700μg의 요오드가 들어있다고 한다. 우유는 한잔에 160.8μg이 들어있단다.

일일요오드 상한 섭취량은 2400μg다. 하루 세끼에 다 미역국을 먹으면 약 2100μg의 요오드를 섭취하게 돼 권장량은 훌쩍 넘고 상한섭취량에 근접하게 된다. 대한갑상선학회자료에 따르면 우유 한 잔(200g)만 마셔도 약 160.8μg의 요오드를 더 섭취하게 된다. 한국인이 자주 먹는 김, 홍합, 멸치, 새우, 달걀노른자 등에도 요오드가 들어있으므로 상한섭취량을 넘기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4062002206

 

한 솥 끓여두고 하루 세끼 해결? ‘이 국’이면 곤란

푸드 한 솥 끓여두고 하루 세끼 해결? ‘이 국’이면 곤란 이해림 기자 입력 2024/06/20 22: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역국은 끓이기 쉽고 맛있다. 커다란 솥에 끓인 미역국만 있어도 여러 끼니를 쉽

m.health.chosun.com

우리가 일상에서 먹는 음식들의 요오드 함량은 단위자체가 다르다. 하루 세끼 미역국만 먹으면 일일 상한 섭취량인 2,400μg에 근접한다하니 역시 우리는 대단한 민족이다.

아무튼

한때 판매량 1위였다는 제품의 주요 성분 함량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분명 웃기는 일이다.

구멍가게에서 가내수공업으로 제품을 제조하는것도 아닐텐데 말이다.

예전에 누군가에 선물을 받아 나도 한동안 먹었었는데, 또 유명 연예인이 광고도 하고 해서 꽤 인기가 있는 제품인 줄 알았는데 2월 11일 하루에 제조된 양이 2553개밖에 안됐다고 해서 꽤 놀랐다. 혹시 진짜 구...

바로 며칠전 어떤 영상에서 미역국에 포함된 요오드 함량에 대해 주어듣지 않았더라면 아마 그렇구나 하고 지나쳤을거다.

아무튼 뉴스 기사들을 곧이 곧대로 믿지 말자. 그들에게도 복잡한 사정이 있는 모양이다.

물론 조회수에 목을 메는 초짜 블로거 입장에서는 프로들의 현란한 도파민 유도 스킬이 부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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